어머니

지난 금요일은 아버지 기일이었습니다

비가 올듯하다가 오지 않고 강진이가 퇴근하고 집에 오자 바로 차림을 하여 기도하고 아버지 어머님 좋아하시던 음식 특히 어머님 좋아하시던 갓김치 아버지 좋아하시던 여러 부침개를 놓고 기도하였습니다

콩나물 국을 정성을 다해서 끓였더니 강진이가 너무 맛나다고 하더군요

어머니

이제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단풍도 이제 끝물이고 내장산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니 남도의 땅끝 마을에서도 단풍은 한들거리고 있겠지요

모든 생명은 겨울이 오면 겨울잠을 자거나 겨울나기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눈이 내리면 길이 막히고 사방 어디에서고 인적이 멀어지니 겨울의 한적한 풍경은 늘 내 마음 같아서 외로운 고도의 작은새가 됩니다

겨울은 제게  많은 이별을 주었고 슬픈 아픔을 주었고 헤어날 수 없는 절망을 주었었지요

그렇지만 저는 겨울을 사계절 중에서 가장 사랑합니다

미운 사람을 미워할 수 없는 제 마음을 겨울은 매서운 바람으로 말해주고 차거운 계절의 칼끝으로 말해주었습니다

겨울을 이겨내는 저의 기도가 어머니와의 이별을 이겨내는 동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어머니

하늘나라도 이제는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하겠지요

추위가 오면 저는 늘 어머니 걱정 속에서 밤을 보냅니다

깅구 바다의 찬 물결 

어머니 젊은 시절 우리 육남매를 기르시고 양육하시던 그 고행의 세월을 제가 너무 잘 아니까요

문풍지에 바람이 소리를 치고 들어오면 방안에서도 오들오들 떨며 한기에 몸을 누이지 못하시고 눈물 글썽이시던 모습 지금도 저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보배가 둘째를 낳고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이마가 꼭 어머니를 닮았더군요

외증손자인데도 3대를 건너 뛰었는데도 외탁을 하여 저의 모습과 방물하니 정말 피와 살은 속일 수 없나 봅니다

보배 시아버지는 둘째가 친가 쪽을 닮지 않고 외가 쪽을 닮았다고 아기 사진도 찍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어머니 살아계셔서 어머니를 닮은 보배 아들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보배 이마가 어머니를 닮았으니 아기가 이마를 닮은 것은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게다가 눈이 부리부리하고 입술이 두터워서 장군감인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 좋아서 보배에게 잘 키워서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인물로 잘 키우라고 했습니다

보배도 오늘 글이 왔는데 부기가 많이 빠졌다고 하더군요

일요일은 강진이랑 주동 산소에 가서 시제를 지냈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포항 죽도시장에 들러서 미주구리를 세 뭉치 샀습니다

두 뭉치는 누님에게 보내드리고 한 뭉치는 집에 갖고와서 강진이랑 두 마리 구워서 간장을 발라 주었더니 형님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하며 맛나게 먹더군요

할머니께서는 이 기름가자미를 제일 좋아하셨지요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간장에 배인 지느러미를 맛나게 드시던 그 옛날이 생각이 납니다

동지기 가까워 오니 바다도 맛이 들어서인지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이 와서 도로를 막고 시장안이 가득 차서 발 뒤딜 틈이 없었습니다

다행이 돌아오는 프리웨이는 막히지 않아서 편안히 돌아왔습니다

관문시장에 들러서 견과류를 몇 봉지 사고 시장구경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어머니

세상에는 생각처럼 일이 잘 풀리거나 뜻대로 되는 일들이 많지 않습니다

저는 늘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님께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고 얼마 전에 타계한 안이사와 의진이 그 유가족을 위해서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 바울이 보배 지원이 다비 그리고 시우 시진이 준이 성이 네 명의 손자를 위해서 기도하고 저의 사업체를 위해서 기도하고 여러 형제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기도를 마칩니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에도 똑 같이 이렇게 기도를 합니다

이제는 늘 기도를 하며 생활하다 보니 기도 이외의 축복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지만 하루를 위한 저의 기도는 하나님께 상달이 되고 어머니께 상달이 될 것입니다

이 믿음은 어머니께서 제게 가르쳐주신 믿음의 열매이며 믿음의 소망입니다

찬 겨울이 제게 좋은 이유도 믿음의 간절함과 소망의 절절함이 곁옷을 입지 않고 제게 다가오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