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지역적 특성이 있는 대표적인 바다의 특산품을 들라하면 경상도에서는 영덕대게요
전라도에서는 영광굴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전라도에서도 굴비 이외의 다른 물품도 생산이 되겠고
경상도에서도 대게 이외의 다른 물품, 이를테면 미역이나 전복 김이나 명태 오징어 이런 것들이 각 지역을 대표하여 특산되는 경우가 많다고하겠다
울릉도하면 오징어, 속초하면 명태, 강정하면 젖갈, 갈치하면 제주도 각 특성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헌데 며칠 전 SBS 어느 프로에서 굴비와 대게를 비교하여 어느 것이 더 맛이 있는가? 를 비교하는 프로였는데 나는 그 프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여자 아나운서가 박달게를 가르키며 울진에서 제일 좋은 놈을 골라왔다고 하길레
나는 연속으로 깜짝 놀랐다 내가 알기론 우리나라 게의 원산지는 영덕이며 
영덕 앞바다의 왕돌잠이 물론 후포까지 이어지기는 했지만 박달게의 원산지이며
그 곳의 박달게야말로 천하제일의 명품임을 알고있는데
갑자기 울진이란 말이 나와서 당황했고 두 번째는 굴비와 박달게를 비교해서 어느 것이 맛이 있는가? 를 묻는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굴비를 좋아하시는 분이나 게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회사람-인 경우엔 그런 프로가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것은 시청자를 희롱하는 프로일 수 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했고 저어기 분노마져 일었다
굴비라는 음식은 조기라는 생선을 염장해서 바람에 말려서 상품으로 만드는 마른 생선이고
박달게는 바다에서 잡아 살아서 숨을 쉬고있는 자연산 생물체인데
살아있는 생물의 맛과 죽은 사체의 맛을 비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짓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얼른 가지않았다
더군다나 게라는 음식은 김이 솔솔나는 찜의 상태에서 먹는 것이고
굴비는 고추가루니 된장이니 간장이니 다른 음식과 섞여서 우리 입에 들어오는 복합된 양념으로
변질된 음식인데 바다향기를 그대로 지닌 파릇한 바다내음의 박달게와 죽은 지 많은 시간이 지난 생선과 어찌 비교가 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않았다
게의 살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속의 더러운 노폐물을 알칼리로 바꾸어주는 타우링과 키토산의 성분이 있고
게의 껍질 속에는 당뇨에 효과가 큰 성분이 있어 나의 조모님은 게껍질을 아주 부드럽게 부수어서
닭에게 먹여 튼튼한 계란을 얻어 어린 내게 먹였고 그 덕으로 이날 이 때까지 나는 아픈데 없이 강건함을 나는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모든 생물은 죽을 때 몸 속에 독을 내 품는다는 사실은 만인이 아는 사실이며
그 독성의 사체에 염분으로 건조시켜 장기간 보존하는 음식은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저 바다 밑바닥 태초의 밀어들이 살아 숨쉬는 왕돌잠의 언덕 아래에서 살아 숨쉬는 박달게를 잡아
생물로 운송한 뒤 티비에 나와서 우리를 보고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는 놈의 살맛을 그 무엇과 비교를 할 수 있단말인가?
열 명의 시식자 중에서 7명이 박달게가 더 맛이 있다고한 것을 보고 나는 또 이해가 아니되었다
산삼이나 영지 그런 신묘한 약재가 아닌 일반 음식의 원품으로 비교하면
나는 게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그 어떤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영덕대게가 임금에게 드리는 진상품이었음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서울의 최고급호텔 뷰페에도 대게는 보았지만 굴비는 본 적이 없다
박달게 한 마리는 십오만원 이십만원을 홋가하지만 굴비는 10마리 20마리에 얼마를 하니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유우머였다
물론 내 고향이 영덕이어서가 아니라 게라는 생물의 특성이 무척이나 선비를 닮고 그 향과 맛이 우리 옛 선조들의 아름다운 삶을 닮았기에 주저없이 난 이 글을 쓴다 
우리민족은 흰색을 좋아해서 흰 옷을 입었고 그래서 백의민족이라고한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
우리민족은 붉은 색을 좋아했고 옛 선비들은 붉은 색을 숭상했다
사군자 중에서 으뜸이 매화인 것만 봐도 틀림없는 사실이요 
임금님의 옷이 홍단이었고 여인들은 붉은 비단을 좋아했다
서민들은 가난하여 옷에 물감을 들이지 못했고 생지 그 자체로 옷을 해 입었기에 흰 색을 입게 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임진왜란 때 유명한 의병장 곽재우는 홍의장군이었고
기생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곳은 홍등가였으며
"녹의홍상 떨쳐입고"라는 시조만 봐도 붉은 치마는 옛 조선조 여인의 고운 맵씨였던 것이다
여인의 홍조- 박달게의 껍질의 붉은 색은 바로 우리네 옛여인들의 정염을 닮았고
그 붉은 색 속의 하이얀 살은 순결을 머금은 고려한 정조와 다름아님을 나는 늘 박달게를 먹으면서 생각한다
티비에서 비교되는 음식의 맛자랑은 단순히 시청자들을 즐겁게해주기 위해서 그런 프로를 만들었다고는 이해하지만
소금으로 염을 해서 죽은 사체를 건조시켜 우리네 식탁에 오르는 굴비와 비교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 고향 영덕은 박달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곳에는 박달게보다 더 붉은 홍도(紅桃)가 있다
더군다나 오십천 맑은 물 속에 하얀 은빛으로 여름을 가르는 은어도 있다
솔밭천에서 여름을 보내노라면 그 은어떼들의 유영은 꿈 속에서도 사람을 황홀하게하며
그 꼬리에서 숨을 쉬며 튀어오르는 활력과 생명력의 장쾌한 모습은 남성미의 일대 장관을 보게되는 것이다
은어는 미끼로 낚을 수 없고 은어는 모든 물고기 중에서도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이며
조선 팔도 그 어느 곳에서 나는 은어보다 가장 향기롭고 감미로운 은어가 오십천 은어인 것이다
여름이 지나고 수국에 가을이 들어 은어떼들이 서로 집을 찾어 고향으로 회귀하는 철이 오면
우리는 이따금 은어맛을 보게 되는데 생선을 먹고 입속에서 향기로운 수박냄새가 나는 생선은 아마 물고기 수 만종 중에서 은어가 유일할 것이다
바다는 이렇게 우리에게 폭풍과 태풍 무서움도 주지만 감미롭고 평안하고 따뜻하고 향기로운 어머님의 하얀 젖가슴과도 같은 사랑을 주기도 한다
그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모든 생명들이 겨울 잠에 젖을 때
바다는 우리에게 왕돌잠을 기억케하고 붉은 대게의 향기를 또 전해주는 것이다
긴 긴 겨울 서울 도회의 한 복판에서 밤이 길어 잠들지 못할 때
평창 어느 고을에서 빚어올린 메밀 묵과 내 고향 동해바다의 출렁임으로 건져올린 대게의 외침은 우리 어린 시절의 낭만의 진수였고
추억 한 가운데 자리잡은 우리들 사랑의 근원이기도 했던 것이다 
"영덕대게요~~~~~!!" 그 외침소리는 우리를 유혹하기에 충분하여 각자 돈을 털어 사 먹기도 했고 요행이 외삼촌이라도 오시는 날이면 우린 박달게 하나를 뜯으며 그 긴 겨울 다정해 했고 무척 행복해했다
이 아름다운 사랑의 결정체가 지금 내 고향에는 해마다 영덕대게축제로 열리고 있다
아름다운 내고향!
나의 영원한 귀거래사의 모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