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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유 국진
ㆍ작성일 2008-10-05 (일) 05:15
ㆍ추천: 0  ㆍ조회: 1598      
ㆍIP: 124.xxx.31
흉터
 
내 몸 어디엔가 아주 잔인한 상처의 흉터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흔들리고
산천에 이끼가 무성하고
또 한 세월의 무게가 내 몸을 누를 때   
씻겨지거나
아물지 못하는
슬픈 상처의 흔적이 있습니다.
 
단 한 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온 몸으로 그 잔인의 그림자 지우려 애썼지만
흘러간 세월 33년
고통과 고독의 어둠이 강을 이루고
내 눈물은 깊이 상처 속으로 흘러갑니다.
 
수 많은 사람이 내 가슴을 열어봐도
아무도 그 상처를 보지 못합니다
내 눈을 열고
내 입술에 사랑의 달콤함을 키스하지만
나의 아픔은 날이 갈수록 더해져 왔고
세월의 상처는
하늘과 땅의 그 가운데를 침잠시키곤 했습니다.
 
생은 바람
대밭을 건너는 바람이라고 산천은 내게 손짓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언어
그 다리를 건너는 순결
그 아래로 사랑의 상처가 흘러갑니다.
숙명처럼 잔인한 단애가
솔개바람이 되어 내 앞에 놓이던 날
내 아픔의 흉터는
지울 수 없는 죽음의 길이 되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내 이름 속에 그루터기를 남기고
앙금 처럼 남아있는 흉터
먼 바다의 이념이 되어 펄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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