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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유 국진
ㆍ작성일 2008-10-08 (수) 18:06
ㆍ추천: 0  ㆍ조회: 1477      
ㆍIP: 76.xxx.234
허상
 
    난 미친 놈이야
     실성을 했어
     나무를 보고도 웃고
     물소리를 듣고도 웃고
     지나가는 개를 보고도 웃었지
     그런 때가 있었어
     내 생의 어느 봉우리 쯤에서...
 
     술 한잔 하고 나면 더 웃었지
     바람소리에도 놀라서
     무슨바람이지?
     하늬바람인가
     그러다가 실성한 놈처럼 희죽~~
     웃고는 다시 베개머리를 돋우고...
 
     종소리에 웃음이 나올 때가 있었다

     신이 지상에 예언한 약속의 환상을 묵살하며 웃던
     한 시절
     내 몸은 울음 반 웃음 반으로
     한 시대를 나의 빛깔로 채색하고 있었다
      
     언젠가 내가 그랬지
     내가 우는 것은 내 몸이 우는 것이지
     내가 우는 게 아니라고

     그럼 나의 웃음은 내 몸이 웃는 게 아니란 말인가
     사람이 살면서 껍질이 산성화되면
     속의 물결도 시들어버리고 야욕의 불꽃도 한 고비 넘어가고
     몸의 발자국만 남는다
     그래서 나는 울지않을거야
     정말 울지않을거야
     허허허하며 나는 다시 빛의 굴절에 눈을 감으며 운다
 
     웃는다
     거울을 보고...
     나는 아마 죽어있나보다
     아니 333년 전에

     아니, 3333 년 전에 
     술취한 이백 웃다 울던 한 시절
     나도 그렇게 허상으로 울고 웃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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