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어머니는 나이 열 여섯에 첩첩산골 의성땅에서 동해바다 출렁이는 한적한 영덕땅에 시집을 오셨다. 이쁘고 예쁜 내 어머니는 양귀비꽃보다 더 아름다우셨다. 내 아버지를 만나 평생을 한 사람의 정인으로 오직 한 사람의 하늘로 섬기며 우리 형제 육남매를 낳으셨다 내 위로 누님이 한 분 그리고 내 밑으로 여동생이 셋 남동생이 하나 나는 장남이지만 어머니에겐 둘째가 됀다 볼리비아로 이민을 온지 30년 어머닌 나를 따라 미국으로 볼리비아로 30년을 함께 살았다. 아버지 떠난신지 33년 어머닌 48세에 과부가 되어 지금까지 늘 기도하며 나 하나만을 바라보며 사셨다 외롭기야 하늘만 했지 허전한 마음을 찬송으로 달래고 손자 바울 손녀 보배 가슴에 담고 사셨다 특히 보배를 사랑했어 첫사랑이라고 늘 가슴에 담고 사랑했지 나도 손자를 보면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할머니- 하고 보배가 부르면 벌써 미소부터 지으시며 오냐 오냐 내 새끼 하시는 그 음성이 내 혼을 깨우고 그 사랑 속에서 살게 했다 난 늘 어머니의 미소 속에서 자유도 배우고 또 갖어서는 아니되는 오만도 누렸다. 이제 팔십하고 하나 어제 병이 깊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내가 심려할까봐 막내에게 오빠게 알리지 말라! 당부하고 집을 떠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생은 사랑이고 이별임을 시인인 내가 어찌 모르리 때론 나 스스로 삼류시인이라 낮은 자리를 찾지만 어머니에겐 책을 낸 그 순간 하늘의 별의 빛남같은 눈동자가 내 가슴에 멎었다 그리곤 돋보기를 돋우시고 한자 한자 글을 음미하며 내 아들 장하네 하셨다. 가을이 오면 봄을 기다리는 장승처럼 우린 모두 낙엽이 됀다. 낙엽! 붉고 푸른 그 장엄의 순간에 왜 나는 눈물 지으며 한 밤을 새울까? 이별은 새로운 생의 도약임을 알지만 구슬픈 풀벌레소리에 생의 허무가 이렇게 나약한가 내겐 생명이고 사랑이고 진리였다 어머닌 그리고 이렇게 뒤안길을 거니는 낙엽밟는 소리였나보다. 내 혼이 침잠하며 심중을 때린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