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면 낭낭한 새소리가 유쾌하다
내 젊은 시절의 열정과 사랑이 스미어 있는 곳 
안데스 산맥의 설록이 찻잔 속에 어리고
향수의 그리움이 꽃잎되어 내 마음에 머물던 황금의 30대에 뿌리 내린 볼리비아
내 손으로 지은 자연을 닮은 나의 집
담장과 정원 사이로 많은 화초들이 있고 열대의 꽃들이 무성하게 초록을 이룬다
새소리가 무척 요란하고 흥겹다
모이라도 주고 싶어 시장하지않니?
마음으로 물어보면 한사코 노래에 정신이 팔려 내가 가까이 다가오는줄도 모른다

지금의 내가 머무는 천사의 도시, 로스엔젤레스
아침이 와도 새소리 멎은지 오래다
너무나 많은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에 새들이 노래할 마음을 갖지 못하나보다
물질의 나라 미국이 아무리 좋다고하나
어찌 남미의 작은 나라 볼리비아와 비교를 하랴
그 곳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안식처요 내 마음을 평강케하는 천국이다
한국돈 이만원이면 온 가족이 STEAK을 먹을 수 있는 나라
한 달 일백불로 식모와 운전수를 둘 수 있는 나라
한달 이 백불이면 50평 고급아파트에 살 수 있는 나라
나이트컬럽이니 카바레니 맛사지니 모텔이 없는 나라 
한국과 미국은 뼈가 빠지게 돈을 벌어도 돈을 모을 수 없다
가난을 벗어나기가 무척 어렵다
허니, 새들도 노래를 할 마음이 없나보다
가난한 사람이 아무리 일을 해도 뼈만 휘지
제대로 살아볼 공간이 없는 차거운 나라 된지 오래다
삭막하고 적막하다
내가 여행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
내게 늘 따뜻한 밥과 시원한 음료를 제공해주던 식모 NEIDA는 내 손을 잡고 운다
이민족이며 나와는 전혀 닳지않은 인디오인 그녀가 이별이 아파 우는 것이다
정이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다

한국의 아파트에도 새소리 멎은지 오래다
모든 거리는 매연으로 범벅이 된지 오래 되었고
사람의 마음에도 상실과 번민의 그림자 쌓인지 오래 되었다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없는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은들 무엇이 기쁘겠는가
작은 공간에 티비만 24시간 춤을 추고
날이갈수록 삶은 각박하고 나이가 들수록 생은 무겁기만하다

새벽이면 머리가 맑아지고 공간의 여유가 시야에 다가온다
창가에 서서 차를 마시며 새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나라
볼리비아!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끝없는 초원의 도시 SANTACRUZ
대지 백평에 건평 40평의 이층 양옥을 2-3만불이면 살 수 있는 나라
내 조국 대한민국의 옆에 이런 나라가 있었다면
가난한 내 형제들이 서로 사랑하며 서로 떡을 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지않았을까
작은 땅덩어리에 태어나서 서로 밀고 밀치고 아침도 밤도 없이 경쟁이 치열하다

이제 나도 멀지않아 전원으로 돌아가야한다
죽음도 함께하고 생명도 함께하는 약속이 있었다면 
나는 그 약속의 묘비명에 내 이름을 묻고 싶다 
그 곳이 볼리비아이든 미국이든 서울이든 축산이든 내겐 상관이 없다
아침이면 일어나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붉은 햇살이 아침을 대지에 내려놓고 내 마음 속 파도소리가 출렁이며
어린 시절의 금잔디가 깔린 조그마한 꽃동산의 전원...
측백나무 향나무 고로쇠나무 사철나무 솔나무 전나무 잣나무가 어우러진 숲 속에서 너도밤나무가 내 키를 넘을 때
죽순도 따고
가을빛도 적시고 굴참나무 그늘에서 시도 쓰고 싶다
가을이면 백일이 붉은 배롱나무가 길을 따라 발을 돋우고
마음과 뜻이 닮은 형제들이 모여사는 어느 마을에 들러
동백꽃나무 아가씨의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 엣날 도연명의 삶이 어떠했느뇨?
굴원의 죽음이 아름답지않은가!
차 한잔에 벗들과 세상 이야기도 하면서 지내고싶다

한 사람의 벗이 있어 나의 삶 나의 노래소리를 들어준다면
내 그를 위해 시를 쓰고 싶다
새벽이면 나는 새소리가 듣고 싶다
먼동이 밝아올 때 새들과 함께 아침을 열고 하루를 준비하는 기쁨은
하나님의 은혜로 내 혼이 풍요롭다
평안의 하나님이  내게 얼마나 큰 은혜와 사랑으로 나를 기쁘게하시는지
새소리를 그리워하는 행복 속에 내 마음은 한 폭 동양화가 된다
인간의 참 행복은 물질의 많음과 명예의 큼에 있지않고
자연의 향기와 빛깔, 자유의 평안, 그 기쁨을 누리는 것이리라
내 영혼이 새소리를 닮았으면 좋겠다
새벽이면 매일 매일 신선한 음악으로 세상을 밝게하고
그 앙증한 몸짓으로 자유를 노래하는
한 폭 동양화의 풍경새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