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오랫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종묘를 거쳐 탑골공원도 둘러보고
옛시향에 젖어 
피맛골의 구부러진 골목길도 걸었다
삼청계곡 어느 송림에서  
심심풀이로 사주를 봤더니
올해 안에 귀인을 만난다고했다
귀인이란 고귀한 사람을 뜻하는데
내게 있어서 고귀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예수는 이 땅에 왔을 때
나는 가장 낮은 사람을 위해서 이 땅에 왔다고 했다
귀인이란 황금과 법의 힘을 동시에 소유한 사람을 의미하는가?
누구를 만난다고해도
이제 더 이상 나를 닮은 사람은 만나지 못하리라
의지하고 사랑하고 꿈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나는 오래 전에 나의 소박한 소망을 버린지 오래였다

귀인이란
이 시대의 귀인이란 내게 있어서 어떤 의미의 존재일까?
운명의 수레를 함께 밀고
그 수레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지금 내게로 오고있다는 말이 나를 설레게하고 공구하기도하다.
과연 누가 누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꿈을 가진 나는
새소리에 아침을 열고
내 사랑하는 사람
김 종직
그 사람 그리워 홀로 새벽에 일어나 시를 쓰는데
이따금 봄비 오는 날이면 나는 굴원도 만나고 화담도 만난다
그들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처했을 때
내게 양심과 맑음을 지키게해준 사람들이다
죽어서도 내 운명을 바꾼 사람들
나는 이런 사람들을 귀인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여!
그대들이 기다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물질보다는
육신의 평강보다는
귀인이란 인간의 양심을 지키게해준 사람을 말하는게 아닐까?
고난 속에서도 인간의 길을 가도록해준 사람들.
귀인이란 밤하늘의 별을 무척이나 닮았다.

살찐 교회의 종소리
뎅~뎅~ 울려퍼지는
천상과 지상의 거리에서
예수가 죽고 일만 년
그리고 우리들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죽고 또 일만 년
귀인은 가장 낮은 사람의 꽃이기에
그 향기 가득하게 설레게 온다

우리들 푸른 초장에 눕게한다
목마름으로 잔잔한 시냇가로 인도한다
아아,
가슴으로
깊은 가슴으로
어둠의 별을 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