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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346)
어머니 요즘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40년만에 처음 추위라고 티비에서 아나운스가 말을 합니다 제주도와 강원도엔 눈이 무척 많이 왔나 봅니다 도로가 얼고 온 산과 들이 눈으로 덮혀서 가바나다 야스나리의 설국을 연상합니다 눈을 툭툭 털고 집으로 돌아오던 옛날이 무척 그립습니다 어제가 성탄절이라 예수님의 성탄카드를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 조카 되는 용균이도 잊지않고 카드를 보냈네요 다음에 서울 가면 용균이를 한 번 만나볼까 합니다만 늘 생각은 있는데 막상 서울가서 볼일을 보고나면 시간이 촉박하여 상봉을 자꾸 뒤로 미루게 됩니다 따뜻한 밥 한끼 같이 먹는다는 게 무척 어렵군요 막내 덕희가 타게하고 외갓집 식구들도 무척 외로울 것 같습니다 어머니 23일 날 지원이가 미국으로 들어갔습니다 어제 사진이 왔더군요 보배랑 다비랑 지원이가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디너를 준비해서 함께 먹는 사진이었는데 다비가 무척 행복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들이 행복해 하면 제가 보기가 좋고 마음이 무척 기쁩니다 이번 성탄절은 너무 추워서 겨울 분위기는 나지만 너무 춥기에 어머님 걱정을 많이 합니다 남쪽 지방도 이렇게 추운데 북쪽 파주는 얼마나 추울까요? 집안에 있으면서도 어머니께서 행여나 춥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여 자꾸 창문을 열어봅니다 지난번 상견례에서 제가 어머니 돌아가시고 많이 울었는데 누나가 너무 많이 울면 장님이 된다고 하여 울지 않을려고 해도 자꾸 눈물이 나더라고 했더니 누나 왈 생전에 불효를 많이 하면 돌아가시고 난 뒤 제일 많이 운다고 하더군요 그 말씀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많이 불효했습니다고 하였습니다 어머니 구리에 계실 때 한 달에 한 번도 와 보지 않고 친구들과 골프를 치며 시간을 소비하고 외롭게 둔 장본인이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님을 30년 넘게 모신 제게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았지만 지원이가 곁에 있어서 네 그렇지요하고 다른 대화를 하였습니다 저는 그런 것으로 형제들과 다투고 싶지가 않습니다 누님이나 동생들 눈에 제가 불효한 사람으로 보였다면 그 것은 저의 잘못이나 불찰이지요 하지만 위록지마를 하면 형제라도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어제는 에수님이 지상에 내려오셔서 탄생하신 날입니다 사람들이 이익에 다투고 감정에 시기하고 증오하는 마음을 사랑으로 감싸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이 땅은 점점 다툼이 심하고 미움이 가득하며 용서와 이해가 부족한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일주일이면 새해가 오고 이 해는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이번 해맞이 기도는 동해안에 가서 하기로 했는데 엄청난 한파가 주말에 다시 온다고 하여 기관지가 약한 저는 겁이 나서 집에서 조용히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교회 목사님께서 좋은 말씀도 주시고 새해 저의 사업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하고 있다는 기쁜 서신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산에 다녀와서 당뇨 혈당치를 재었는데 90이 나왔습니다 100 이하가 정상인데 90이 나왔으니 너무 놀라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늘 공복에 혈당치를 재면 160 나오는데 뭐가 잘못되었나? 의심이 갔지만 그냥 믿기로 했습니다 기쁜 일에 사족을 달지 않기로 했습니다 날씨가 조금 풀리면 어머니 산소 이전 문제도 설 전에 매듭짓고 마무리 할까 합니다 그렇게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수시로 제가 어머니 뵈올 수 있으니 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어머니 추운 겨울 어머니 계시는 그 곳은 너무 추워서 아파트에 혼자서 앉으나 누우나 있다가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고 모든 것이 다 제 잘못 같아서 참괴하기만 합니다 늘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머님의 영혼을 보듬어주시지 않으면 제가 죽을 것만 같아고 제발 모든 불효를 용서하시고 어머님의 영혼을 따뜻하게 보듬어 달라고 자기 전에도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잠을 청합니다 어머님의 침대를 제가 13년 째 혼자 사용하고 있습니다 옥침대에 불을 넣으면 빨간 불이 들어옵니다 15년 전 구리에 살 때 어머님 오래오래 사시라고 롯데 백화점에 가서 제일 좋은 옥을 골라서 산 옥침대 그 침대를 이따금 만져보고 누워보고 잠들고 일어나고 마치 어머니와 함께 있는 착각에 빠집니다 어머니 불효자식을 용서하십시오 아마 그래서 저는 그렇게 긴 세월을 울었나 봅니다 만약 새해에 날씨가 조금 풀린다면 눈이 적게 와서 도로 사정이 좋아진다면 바다로 가서 어머님을 위해서 기도드리겠어요 벌겋게 바다가 부풀고 여명이 밝아질 때에 능마강소의 마음으로 기도를 할까 합니다 강소란 붉은 하늘을 말하기에 유곤독운이란 그 의미를 되새겨봐도 좋겠지요 장자가 곤을 이야기할 때에는 큰 인물이 세상을 다스린다는 의미로 화평과 순도를 암시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 가장 낮게 살겠습니다 못난 불효자를 용서하시고 꾸짖어주세요 새해가 오면 다시 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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