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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423)
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저는 잘 있었습니다 수술 류유증이 조금 있어서 숨 쉬기가 답답한 것 빼고는 그럭저럭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셨던 오월의 하늘을 지상에 오셔서 마음껏 만끽하셨는지요? 요즘은 날씨가 만화방창입니다 산천에 꽃들은 불 붙는 듯 하였고 바람은 사브자기 불어와 저희들 옷깃을 떨치고 안온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이 계절을 무척 좋아하셨는데 오월이 오면 어머니 생각이 무척이나 또렸해집니다 어머니 지난 일요일 지원이와 다비가 한국에 와서 어머니께 인사하러 갔었습니다 새벽 일찍 서울을 출발하여 대구에 도착했고 강진이가 일부 에배를 보고 와서 함께 넷이서 어머니 계신 곳을 갔었지요 다비와 지원이가 어머니께 절을 하고 또 술을 한 잔 치고 난 뒤에 다비가 장가 가고 나서 첫 신고를 어머니께 하였습니다 기도도 잘 하고 무사히 어머니 뵙고 마음 뿌듯하여 하산하였습니다 이제 비로소 지원이는 우리 유씨 집 식구가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절을 받으셨기에 지원이는 우리 유씨의 살과 뼈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잘 돌보고 많이 사랑하여 지원이를 우리 집 가문의 중심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정직하고 겸손하며 성실하고 효성이 지극하여 저에게 정말 잘 하고 봉양을 잘 합니다 이렇게 검소하고 수말스럽고 순박한 처녀를 집에 데리고 온 다비가 아주 장하지요 "다비야 너는 어떻게 이렇게 착한 지원이를 테이크했느냐?" 하고 물은 적이 있었어요 "아빠 내가 여자 보는 눈은 있어.." 그래서 온 식구들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점심을 중화요리 홍림에서 맛나게 먹고 오후 버스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지 삼촌이 용돈을 주더군요 두툼하더군요 그래서 지가 삼촌하고 아빠에게 대접한다고 점심을 샀습니다 어머니 계셨으면 다비가 산 점심을 얼마나 맛나게 드셨을까요? 제 곁에 계셔서 음식을 드셨으면 아이들 먹는 모습도 보시고 기뻐하셨을 겁니다 지원이는 내가 선택한 요리를 맛나다고 엄지척을 세 번이나 하더군요 맛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요리집이 우리 동네에서 무척 비싼 유명한 집입니다 엘에이에는 이런 요리집이 없습니다 해서 지원이가 좋아할 거라고 짐작하였습니다 막내 아들 내외가 빨리 이쁜 토끼 같은 딸아이 하나를 낳아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원이가 올 해 안에 아기를 갖겠다고 년초에 약속을 했기에 저는 12월31일이 마지노구나 생각하며 달력을 자주 봅니다 낳아만 주면 아기들은 금방 자라지요 지원이가 6월4일 출국한다고 하여 저도 같은 비행기로 같은 날짜로 컴펌을 하였습니다 다비는 오늘 먼저 출국하였고 이제 저희 둘만 남았습니다 다음 주에 엘에이서 보자고 인사를 했습니다 다비는 올 해 좋은 성적을 내서 진급도 하고 회사에서 신임도 돈독한가 봅니다 게다가 지원이는 의대 졸업하고 레지던스를 한다고 합니다 아마 3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 뒤 국가고시를 패스하면 정식으로 개업도 할 수 있고 대학병원에 남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봉급 많이 타면 맛나는 것 많이 사 드릴게요 합니다 고맙지요 그 마음이 고맙지요 어머니 계셨으면 무척 뿌듯하셨을 거에요 늦게 시작한 보배도 일년 반 뒤에는 같은 학교를 졸업을 하고 지원이가 지 시누이를 잘 돌보아 준다고 합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저는 정말 막내 며느리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하루에 네 번 다비와 지원이 보배와 바울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꼭 기도를 합니다 부무가 자식들을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기도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수 십 년을 이렇게 해 오고 있습니다 야곱이 요셉에게 축복의 기도를 하듯이 저는 늘 이렇게 기도를 합니다 내 기도소리가 상달되어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아이들을 축복해 준다면 저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어머님이 계실 때 저를 위하여 밤낮으로 기도했듯이 기도의 신앙은 영원함을 믿습니다 어머니 미국 도착하면 어머니께 인사드릴게요 시장에 갔더니 전어가 있더군요 점심에 전어회를 해서 먹었는데 맛이 좋았습니다 청하도 한 잔 입가심으로 했구요 그랬더니 오늘 날씨도 너무 화창하고 지리산의 산새소리 바람소리 내 마음을 타고 함께 몰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머님께서 이 산천에 저를 낳아주시고 이 보잘 것 없는 생명을 사랑해 주시고 애육하여주신 은혜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 귀한 은혜를 잊을 수 있으오리까 불가합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셔요 막내 손자 며느리를 보셨으니 어머니께서도 무척 행복해 하셨으리라 믿고 저는 뿌듯한 마음으로 글을 놓겠습니다 다시 창을 여는 날까지 어머니 안녕히 계십시오. 매일 매일 기도를 드릴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다비와 지원이를 위한 기도를 멈추지 말아 주세요 저는 너무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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