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오래 들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고 지난주에 보배네 식구 네명이 한국방문을 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일보기가 힘들었는지 사위가 아침에 일어나다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갑자기 쓰러져서 911에 실려 순천향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뇌출혈이라고 합니다

뒷머리가 늘 아프다고 했다더군요

비행기 여독이 심했는지 간난아기를 안고 여행을 했으니 피곤했던 것 같아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배모는 그날 밤 비행기로 사돈 내외분하고 한국으로 떠났구요 저는 혼자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어제는 보배가 부르니까 눈을 잠시 떠고 바라보았다고 합니다만 의사님 말로는 반사신경일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 형제들이 기도를 하고 저희 교회 담임 목사님이 새벽예배에도 보배를 위해서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목사님께서 기도를 해 주시니까 조만간 기억이 돌아올 것 같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창졸간에 돌아가시고 난 뒤 거의 20년 

사위가 이런 일을 당하니까 이제 막 태여난 둘째아기가 생후 7개월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황당하고 아기들이 가엾어서 자꾸 눈물이 나는군요

어제는 삼청동 고모님이 오셔서 보배를 위로하고 오백만 원을 병원비에 보태라고 주셨답니다

누님이 백만 원을 보냈구요

보배 친구들이 임시 거처할 집을 구해주었다고 합니다

6개월을 병원에 있어야지 2차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다시 소생할 확률은 10%라고 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찌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지 인생사 정말 새옹지마 같습니다

다행이 성난이가 가까이 있어서 며칠 전에 반찬을 여러가지 해서 갖고 왔더군요

물김치도 두 종류나 했구요 

마치 어머니 음식을 먹는 것 같아서 마음 속으로 고맙게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비가 제대로 뭘 해 준 것도 없는데 내게 매일 문자가 오고 전화가 옴니다

건강을 잃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기도하고 묵상하고 또 기도하며 아기들을 위해서 기도를 합니다

어머니께서도 하늘나라에서 열심히 기도해 주십시오

어머님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며 들으실 것 입니다

손녀 보배를 위해서 어머니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안 그래도 볼리비아에 달라가 폭등하여 사업이 다운되고 빚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집안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까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신줄이 산지사방 흩어집니다

그래도 사위가 의지가 강하니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어났으면 합니다

이제 갓 태어난 성이를 위해서라도 꼭 일어나서 아기를 안아주고 이뻐해줄 것을 믿습니다

바울도 사업이 바쁜지 매일 밤 11시에 들어오고 새벽에 나갑니다

다비도 사업이 바쁜지 잠시 들렀다가 내게 이상이 없으면 안심하고 제 집으로 가는데 오전에 오후에 이렇게 두 번 제게 들러서 확인을 하고 갑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이런 일을 감당해 내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기도를 합니다

술을 마시지 않을려고 애를 씁니다

당뇨가 심하여 자칫 잘못하면 합병증이 오기 쉬우니까 눈이라도 멀면 식구들께 고통을 주는 일이라 열심히 절제하고 참습니다

어머니

40 조금 지난 사위가 튼튼한 사위가 그냥 쓰러지니 70 넘은 사람들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매사에 조심해야 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더위와 추위 기온의 변화에 신경을 쓰야 합니다

모두가 모여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다고 했으니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저를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

제 딸에게도 이 불행을 거둬주세요

저는 내 자신의 무엇을 위해서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식이 불행해 지면 내가 대신 불길 속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차라리 내 머리가 터지지...

차라리..내 머리가 터지지...

살만큼 살았는데 이제 죽어도 그렇게 회한도 없는데 젊은 사람이 넘어지다니...

그렇게 기도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머니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