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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안녕하셨어요? 한달만에 어머니 곁에 다가 갑니다 제가 자주 들리지 못하면 많이 외로우시죠? 하는 일 없이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아닌데 삶이 타성에 젖어 그냥 굴러가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이따금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어머니께 다가가 미주알 고주알 살아온 이야기를 합니다 누님은 다친 다리가 많이 아물고 다리 뼈속에 철골을 넣었는데 정착되어 요즘은 조금씩 걷는다고 합니다 사업은 많이 힘들지만 이따금 누님에게 도움을 받고 강진에게도 도움을 받고 고환율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바울이가 생활비를 보태주어서 그냥 잘 넘어 왔고 이번달은 년말이라 조금은 사업이 나아지겠지요 늘 기도하며 한달 한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노서방은 재활치료를 잘 받고 있고 보배는 열심히 공부하고 일도 하고 막내 성이는 잘 자란다고 합니다 바울이가 우울증이 와서 생활하는데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우가 지난주에 펜싱대회에 나가서 또 금메달을 땄다고 소식이 왔습니다 올해에만 금메달을 전국대회에 나가서 네 개를 땄습니다 바울도 힘들지만 큰 아이가 잘 해나가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되고 용기를 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희망을 갖고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그 부모들의 기도가 수 십 년 쌓이고 쌓여야 하겠지요 로마가 어찌 하루 아침에 이루어져서 천 년 세월을 견디며 역사를 만들어 놓았을까요? 저는 그런 까닭에하나님께 열심히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어머님의 영혼을 위해서는 더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있지요 어머니 돌아보면 지난날 볼리비아에서 살 때가 무척 그립습니다 가난했어도 어머니와 산 그 삶이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보배도 키워주시고 된장찌개와 생선 매운탕을 제가 좋아한다고 끓여주시고 하나님께 늘 저를 위하여 기도해주시던 어머님의 모습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무척 그립습니다 돈만 많이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없으면 불편하고 교육이나 성장을 위한 소비가 힘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수단이 목표가 될 수는 없겠지요 혼자 누워서도 이따금 머리 속으로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회상합니다 아련한 추억들이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놓고 그 가운데 나를 두고 떠나갑니다 이제 곧 겨울이 오는데 추위에 유난히 두려움을 갖고 계셨던 어머니 희고 투명한 겨울이 무거운 무게로 다가올 때 저는 하늘나라에서도 춥지 않으실까 두려워하며 기도를 드립니다 어머니 오늘은 서울이 영하 9도라고 합니다 그런 뉴스를 들으면 어머니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 허연 눈발 속에 드러난 겨울하늘을 바라봅니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마음 속 뿌리는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는 강진이랑 어머니께 갈 것 같습니다 한해가 저무는 시간에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올 한해를 저희를 지켜주셨고 또 다가오는 한해를 기원하며 어머니께 참배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지난달에는 시제를 다녀왔고 강구 바다도 보고 왔습니다 축산에 들러서 어부 장씨도 보고 점심도 같이 하고 왔었지요 9년만에 보았는데 머리는 거의 다 빠지고 주름은 깊어 많이 늙었더군요 게다가 귀가 멀어서 보청기를 꼈는데도 소리를 잘 듣지 못하더군요 대화가 중간에 끊어지니 깊은 이야기는 할 수 없었습니다 커피 한 병과 비타민 한 병을 선물로 주고 왔습니다 70년 가까운 세월의 동무이니 그 동무를 보면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많이 슬펐습니다 우리 모두 이제는 세상의 무거운 것들을 내려놓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한 세상의 소풍의 세월이 바람 속에 잠기다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깃발 같았던 사랑도 언약도 마음 속 갚이 뿌리 내린 희원도 마침내 아련한 것이 되어 사라지겠지요 파도가 나를 보고 늘 그렇게 일깨워 줍니다 철썩 철썩 쏴아... 어디에 영원과 절대가 있었느냐?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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