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있는곳 poemsky, 푸른시인 유국진 ::


ㆍ작성자 유 국진
ㆍ작성일 2026-10-03 (토) 21:30
ㆍ추천: 0  ㆍ조회: 28      
ㆍIP: 115.xxx.187
사모곡 (443)

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이제 맹더위는 조금 물러가고 가을빛이 여름빛을 대신하는 계절이 왔습니다
철원은 아침 기온이 5도 정도로 내려가고 상강이 8일이니 머지않아 철원평야에는 영하의 기온으로 하강할 것입니다
철원 이야기를 하니끼 민영 선생님 생각이 납니다
민영 선생님 고향이 철원이었지요
20년 전 선생님과 함께 철원평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달인가 저 지난 달 신 세훈씨도 유명을 달리했다고 신문에 났더군요
배 정웅씨가 죽고 3년을 더 살다가 타계하고 말았으니 인생이 참으로 유한한가 봅니다
천류뷸식이라 사람은 모두 자연 속으로 짧은 생애를 마치고 귀의하나 봅니다
가을이 오면 어머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지난 주 수요일 강진이와 함께 영덕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저희들 시조묘가 있는 곳이지요
그 곳에서 기도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옛날 60년 전에 아버지와 함께 이 산소를 오고갔던 추억이 나를 젖게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유 봉희 당고모님을 만나고 고모님과 잠시 대면을 했습니다
머리칼도 많이 빠지고 허리도 많이 휘어지고 무척 노쇠하셨더군요
이 고모님은 젊을 때 무척 아름다웠었는데 세월 이기는 장수가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그냥 어느 시골의 할머니 한 분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추석에는 어머니 제사를 지내고 강진이와 어머니 계신 산소에 다녀오고 어머니께 기도를 드리고 제가 한 햇때기 밥식해를 어머니 상석에 놓아 드렸지요
강진이는 "어쩜 어머니께서 생존해 계실 때 먹던 그 밥식해 맛을 구현했습니까" 하고 좋아하더군요
응 어머니께서 하신 것을 상상하고 가자미 식해 레스피를 참조하고 나름대로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햇때기를 잘게 섞어서 엿기름과 배합을 잘 했더니 그 맛이 나오더라고 했습니다
누님도 궁금해 해서 제가 다음에 한국에 나오면 잘 만들어서 갖다 드릴려고 합니다
속초에 햇때기를 전문으로 파는 곳을 알아두었습니다
발효음식이라 위장이 약하고 소화력이 떨어지는 분들에게는 엄청 좋은 음식이지요
식사하고 나면 속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100세를 살기 원하는 분이 계신다면 제가 작은 정성이나마 도와드릴 수가 있습니다
사람이 장수할려면 첫째 장이 튼튼하고 몸 속에 활성산소 찌끼가 없어야 합니다
이 음식이 그 문제를 해결하고 체지방을 완전히 분해해 버리지요

어머니
반가운 길보가 있습니다
지난 달 23일 우리 막내 다비가 딸을 낳았습니다
4.7kg 우량 아기입니다
다비와 지원이를 닮아서인지 인물도 훤출하고 아주 순한 공주님인데 낳자마자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 영상이 와서 엄청 신기해 했습니다
손자 4명을 보고 있다가 홍일점 손녀를 보게 되니 감회가 무량합니다
며느리가 "아버님 하나도 안 아팠어요 하나 더 낳을 수 있겠어요" 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름을 아린이라고 지었답니다
유 아린.
손과 발이 길고 코가 오똑하여 크면 한 인물 하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빨리 돌아갈려고 서두르고 있습니다
자손이 번창하면 하나님께서 저에게 많은 축복을 주신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저는 하나님께 너무 많은 은혜와 축복을 받은 사람 같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셨으니 받은 것으로 감사하고 피한 것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머니
이제 추위가 다가옵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어머니 늘 조심하세요
하루하루를 살얼음을 밟듯이 살아가는 저이기에 어머니 마음으로 식구들을 보호하고 자녀들을 걱정하고 늘 기도하며 하나님께 온전히 매달리며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오늘은 손녀가 탄생한 일을 어머니께 보고 드리는 기쁜 날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증손녀가 됩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무척 사랑했던 다비의 딸이니까 어머니께서도 얼머나 사랑스럽고 이뻐하실지 짐작이 갑니다
엘에이에 가서 아린이를 보고 나서 어머니께 그 감흥을 다시 말씀드릴게요
누님께서는 너무 이쁘고 튼튼한 아기라고 좋은 덕담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게다가 보배가 많이 걱정이라며 오천불을 보배에게 갖다 주라고 제게 명을 주셨습니다
사위가 아직 재활치료를 하고 있고 사회일을 보지 못하니까 보배가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도와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지요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우리 인생의 좋은 선함임을 저는 믿습니다

어머니
물이 아래로 흐르듯 사랑도 아래로 흘러 갑니다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바다로 끝이 없이 흘러 갑니다
미움도 애증도 없이 원한과 증오도 없이 무한으로 무한으로 흘러 갑니다
그 어느 기슭에서 어머니와 저는 천륜이 되어 나무와 뿌리가 되고 가지와 열매가 되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귀가한 뒤 다시 들러서 어머니께 좋은 말씀 올리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해요
너무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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