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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 국진
작성일 2024-09-19 (목)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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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58.xxx.127
사모곡(410)

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엊그제 추석이라서 강진이랑 어머니께 들러서 어머니 좋아하시는 김치도 상석에 배열하고 육전이랑 동태전이랑 나물도 놓고 농어도 구워서 놓았습니다
물론 송편도 예쁘게 진열하여 한껏 멋을 부렸습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음식을 배열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어머니게서도 기쁘게 받아주시고 저의 기도를 저의 마음을 잘 받아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추석이라서 그런지 공원에 사람들이 많이도 왔더군요
모두가 부모님 가족 형제들을 추모하는 추모객들이라 이쁜 꽃들이 가지런히 진열이 되어서 보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게다가 무척 더운 한여름 같은 날씨에 땡볕이 너무 심하여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랬지만 저는 잘 참고 어머니와 대화하며 추모를 마치고 집으로 편안히 왔었지요
차들이 도로에 많아서 달리지를 못하여 평소에 세배이상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국에는 추석은 있지만 마켓에서 추석 빅 세일 이렇게 광고하고 분위기를 띄우지만 정작 그날은 휴일이 아니어서 모두 근무를 하니까 한인들은 추석의 참 의미를 잘 모르고 그날을 보냅니다
11월 탱스기빙데이에는 휴일이라 그날을 추석으로 생각하며 하루를 즐기기도 합니다

어머니
요즘 날씨가 지구열대야 현상인지 8월 여름보다 더 덥습니다
열사병으로 사람들이 많이 죽고 태풍으로 많이 죽고 기온의 높낮이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밖에 나가면 너무 더워서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어떤 할머니는 밭일을 하시다가 너무 더워서 쓰러지시고 병원에 갔는데 심정지가 되어 일어나지 못했다고 뉴스에 나왔습니다
볼리비아는 산불이 40군데나 연속으로 나서 도시가 온통 연기로 덮혔다고 지미에게서 소식이 왔습니다
기후도 그렇고 경기도 그렇고 사건사고가 다반사이니 경제가 너무 위축되고 달라가 6개월만에 두배씩 치솟아 경제가 마비상태입니다
죽지않고 지금 제가 살아있는 것이 너무 신기할 정도 입니다
6개월만에 전재산의 반이 날아갔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서민들이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 고통을 덜어줄 어머니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그래도 저는 매형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작년에 경도인지장애라고 하였는데 올해 제가 방문하니 저를 못 알아보더군요
웃기는 하시는데 친척이구나 정도로 알고 느끼는 것 같습닌다
올해 연세가 82인데 벌써 이렇게 치매가 왔다면 인생이 너무 허무한게 아닌가 슬퍼집니다
그렇게열심히 돈을 벌었고 쓰기는 쥐꼬리처럼 쓰고 자기 집에 사람 오는 것도 싫어하는 그런 분인데 은행에 잔고가 100억이 있으면 뭘 하고 200억이 있으면 뭘 할까요?
모두다 부질 없는 짓이지요
베풀지를 못하니 썩은 연못의 물과 같습니다
들어오는 물이 있으면 나가는 물도 있어야지 순환이 되고 유기체가 건강해지는데 그 이치를 몰랐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삶이라 생각됩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누나도 넘어져서 슬개골을 다쳐서 한달을 기브스해서 귀연이가 가서 식사를 챙겨주고 했는데 주연이가 다음달 결혼을 한다고 자기 집으로 가고 누나는 많이 불편하여 무척 외롭다고 합니다
대화 상대가 없으니 얼마나 허전할까요

어머니
사람이 사는 한 세상이 너무 허무합니다
그렇게도 돈을 모으더니 친인척을 도외시하며 오직 물질 하나로 사시더니 이제 집을 나가면 찾아 오지 못한다고 하니 금석지감이 교차합니다
이제 자기 돈으로 자장면 한 그릇 사서 드시지 못하니 이런 삶도 있는가 싶어 가슴이 짠합니다
저도 이런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운동하고 기도하고 금주하며 시금치랑 고사리랑 나물들을 많이 먹습니다
청어 고등어도 많이 먹고 산에도 열심히 오르고 추한 삶으로 전락하고 싶지 않아서 고결한 육신 지니고 싶어서 열심히 하나님께 고백하며 기도합니다 
비움의 원리는 노자가 아니더라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시진이가 요즘 방학이라 한국에 나와 있다고 합니다
만나보고싶지만 학교에 다닌다고 하더니 휴가가 길어서 외할머니랑 일본에 갔다고 합니다
돌아오면 연락하여 맛나는 것을 사주고 싶습니다
추석날은 만종이 한테서 전화가 왔더군요
혼자 사는 게 안스러워서 과일 한 상자를 추석에 보냈습니다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더니 형과의 관계가 끊어진지 오래고 사촌들도 모두 포항에서 살아 차가 없어서 제사를 하지 못하고 그냥 집에서 막걸리에 과일 놓고 절 한 번 했다고 하더군요
두재 당숙에게서도 문자가 왔습니다
추석 잘 보내고 건강하여라고 문자가 왔더군요 요즘 대전에서 지내신다고 합니다

다음주 부터는 가을비가 내리고 날씨가 조금씩 다운이 된다고 합니다
10월 들어서면 아무래도 가을 냄새가 나지요
햇대추를 놓고 밤을 놓고 추모를 하는 모습에서 가을을 깊이 느낄 수가 았습니다
저는 다음주 안암병원에 부정맥 정밀검사를 하러 갑니다
어느 정도 나쁜지 숨쉬기가 조금씩 힘들어져서 정밀검사를 받아볼려고 예약을 한달 전에 했습니다
많이 나쁘면 시술을 해야하겠지요
다행이 그리 나쁘지 않으면 약물치료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당뇨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않고 나물들을 먹으니 피가 많이 맑아졌나 봅니다
평생을 함께 가야 할 병이니 무리하면 안된다고 의사님이 당부하셨어요
저도 성격적으로 무리하게 뭐를 추구하거니 애쓰는 일을 하지 않아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  
볼리비아를 위해서 기도 좀 해 주세요 
점점 경제가 무너지고 형편이 어려워지고 정치가 무질서해지며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지 지혜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만큼 남미 경제가 심각합니다
제조업이나 IT 산업이 없으니 강한 달라경제흐름에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살던 그때는 경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돌이켜보니 호시절은 무척 빠르고 짧은 것 같습니다
꼼바리들이 많은 세상이니 도치기들이 날뛰고 선한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숫되배기 같은 저는 믿는 친구들에게 돈 다 떼이고 무척 힘드는군요
한가에게 일 억 떼인게 무엇보다도 가슴 아픕니다
보배모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내게 주의를 주었는데 저는 정말 칙한 사람인줄 알았지요
계획적으로 걸고 넘어질려고 내게 접근한 줄을 몰랐습니다 
지금은 연락도 없습니다

어머니
지난 일이지만 무척 가슴이 아프네요
교회에 가서 무슨 기도를 하는지 이런 고통도 모두 내갠 시련이겠지요
욥기를 다시 읽고 마음을 달래봐야겠습니다
어머니
제가 무척 힘이 듭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점점 기운이 빠지고 어지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제가 왜 이렇게 왜소해졌는지 날이 길수록 의지가 약해지는 것을 느낌니다
자연히 늘 혼자 있는 유리병 속의 나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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