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가 없는 차가 멋대로 질주하다 길가의 가 로수에게 말을 건넨다
이렇게 달리다가 설
수 있을까? 자연스레 너무나 자연스레 그 어느 무엇하고도 부 딪치지
않고 제도나 질서나 관습 뭐 그런 것과도 말일세
충돌하지않고, 불꽃을 튀기지 않고 가만히 서서히 정지할 수 있는가 말일세
브레이크가 없는데
말일세...
가로수는 온몸이 브레이크다 엄청난 크기의 보수주의자이다
불청객이 찾아와 달려들면 브레이크를 떼고
달아나 고 싶지만 가로수는 제자리에서 위치를 바꾸지 못한다
몸의 반이 어둠에 있고
생의 반이 어둠에 있지만
가로수는 불변! 그것으로 누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그는 몸 속의 브레이크로 늘씬한 키를 세월만큼 쌓 았다
브레이크 없는 차가 가속도가 붙어 마침내 가로수 를 들이받았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하던
50년대 중고차가
불꽃을 내며 두동강이가 났다 힘에 힘을 가하며 전진하던 깃발
폐습에 방향을 잃고 부딪치다 동상처럼 굳어졌다
원수의 다리를
건너 원수의 언덕을 넘어 전진하던
방향을 잃어버린 씨앗 하나!
차디차게 불타고 가로수의 잎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서 펄럭이다 낙하한다. 세월의 중도에서 세월의 옷을 갈아
입는 가로수
거리는 온통 브레이크 없는 불꽃으로 충천하고
가로수는 어느새 봄을 맞는다
Copyright(c) 2003
poemsky.com. All rights reserved. E-Mail : poemsk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