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구 -
 
조선의 흙과 돌과 비바람을 숲속에 넣어
버무리고
푸름의 바다를 가슴 속에 넣고
빛과 어둠을 채우고

불꽃시대 야인시대
청춘극장 명동백작
월악산 고모령 칠갑산 박달재
돌쇠 마당쇠 휘파람새 산접동새
분꽃 접시꽃
모두 겹겹이 쌓아서

큰 솥에 넣고 푹 고면
아구 한 마리
크다란 아가리로 "복 받아라! 사람들아아!!"
창공에 푸드득!!!
튀어나올 것인가!

목숨 위에 밝고 밝은 하늘빛 꽃바람
어둠 속 수많은 별들
내일이면 한가위
명월은
바람을 멈추고

토막을 쳐도
다시 살아난다
"못생겨서 미안해..."

쉬이익
수목樹木의 소리
한바탕 꺾이고 나면
토담 위에 누렇게 익은
우리네 간난의 호박!
못나도 엉켜서 그런대로 좋았어
잘난 놈만 사는 세상은 아닌데...

야윈 젓가락
추녀 끝 바람살 해치듯
콩나물살 헤쳐가며
쫄깃쫄깃
아구찜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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