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육제(春肉祭) -
 

너를 보내고 봄날 긴 둑을 걸어왔다
진달래꽃이 참으로 흐드러지게 피었더라
봄이 오면
해마다 봄이 오면
문득 산 너머 산이 가까워지고
만나는 마음이 아니라
헤어져 떠나보낸 그런 마음
그런 아득함으로 강심에 세월을 흘러보낸다

알고도 모르게 흘러가는 봄날처럼
내게도 육신의 허무가 무수히 쌓여가고
아지랑이 눈물꽃
언덕을 넘으면 그림자는 간 곳 없고
네가 사라진 우주 위의 강물......

애린(哀燐)의 호수에 흰 달이 뜨고
이승의 봉오리들이 촉촉이 이슬에 젖을 때
사람의 가슴에 꽃이 피고 꽃이 지던 그 물결
너에게도 밀려가던가

창가에 흔들리는 촛불
깜박 깜박대는 목숨과 목숨의 인연
한 잎
한 잎의 봄으로는
떠난 세월을 헤아릴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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