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있는곳 poemsky, 푸른시인 유국진 ::


ㆍ작성자 유 국진
ㆍ작성일 2026-10-19 (월) 13:40
ㆍ추천: 0  ㆍ조회: 11      
ㆍIP: 76.xxx.203
사모곡 (444)

어머니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저는 지난주 엘에이에 도착하여 시차극복을 하는 중입니다
아이들도 반갑게 저를 맞이해주었고 특히 보배가 무척 반가워하며 아빠, 아빠하더군요
둘째 성이는 아직 얼굴이 익지않아서 그런지 데면데면하고 그러면서도 제 주위를 감돌고 웃고 하더군요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게다가 막내 다비의 첫 딸 아린이는 안아보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자는 모습만 봤어요
파상풍 주사를 맞지 않으면 아기를 안을 수 없다고 의사가 경고를 해서 지난주에 파상풍 주사를 맞았습니다
이제 며칠 뒤면 안아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눈도 이쁘고 코도 이쁘고 아주 선한 모습입니다 자는 모습이 여성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손자 넷을 보다가 손녀를 보게 되니 모두들 저에게 덕담을 합니다
목사님이 무척 반갑게 인사하고 사모님도 무척 반가워하더군요
교회 여러 형제들이 무척 반갑고 살가웠습니다
오늘도 몸이 성치 않았지만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고 점심을 함께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목사님 설교 말씀이 하나님의 신성한 믿음을 의심치 말고 영혼을 귀하게 하라는 말씀이었고 무척 감동적인 설교였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수는 없겠지요
육은 아주 짧은 순간에 사라지는 것입니다

미국의 물가는 너무 심하게 올라서 서민들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살인적입니다
옥파 한 단이 원화 1400원 정도 합니다
한 단이라고 해봐야 3-4개 고무줄로 묶은 것인데요 작년만해도 10단에 1.300원했습니다
설렁탕에 얇게 썰어서 뿌릴려고 해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기름값도 한국보다 더 비쌉니다
소득세도 고소득자는 30-40%를 내야 합니다
서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다 떼고 나면 쓸 돈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치하는 권력자들은 전쟁을 해서 떼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저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무척 걱정을 합니다
집을 팔고 한국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 미국은 이제 더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늙어서 고향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 같기도 합니다
마치 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와서 알을 낳고 생명을 다하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우리 교회 김용수 장로님은 저랑 갑장인데 고향이 완도인데 저를 만나면 고향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번에 한국서 완도 돌무역을 사서 며느리에게 주었습니다

볼리비아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 좋지 않습니다
지난주에 디젤값을 60센타에서 1.2 달라로 올려서 트럭과 버스 연맹이 도로를 막고 통행이 두절되어 장사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달라를 소유하지 못하니 물가는 엄청 오르고 미국이 힙드는데 남미 나라들은 더 힘들지요
원조를 해주지 않으면 남미 국가들은 경제가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사업도 많이 위축되고 매일 은행으로 돈 빌리려 다닙니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올거라 믿고 상석하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큰 기대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물건들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까 원단사업은 많이 위축되어 장래성은 없고 재고물건들을 팔고 그냥 생활하는 정도입니다

어머니
밝은 미래의 좋은 이야기를 어머니께 들려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힘든 이야기만 했군요
용서해주세요
있는 사람들은 더 풍요하고 없는 사람들은 더욱 빈약해지는 경제 속에서 우리들 서민들의 삶만 피폐해지고 날이 갈수록 팍팍해집니다
비행기 장시간 타고 오는 일이 이제는 옛날 같지가 않습니다 많이 어지럽고 휴유증이 오래갑니다
요즘은 침대에 눕는 시간이 많아지고 음식을 먹어도 크게 맛나지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신경장애가 일어난다고 하니 안정심을 갖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
저녁은 감자 2알 고구마 반쪽 우유 한 잔 그렇게 먹고 자리에 눕습니다
그나마 손자들 보는 재미가 제일 좋습니다
제게 달려와 할아버지 하고 안기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며칠 전에는 시우와 시진이가 와서 재잘거리다 갔습니다
시우는 이 번 학기에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천재학교라고 합니다
"시우야 그 학교가 좋다고 하는데 마음에 들고 친구들도 사귀었니?" 하고 물었더니
너무 좋다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하나님이 저희를 사랑하샤 이런 좋은 학교를 배정해 주셨는지 감사할 따름이지요
시진이도 형을 본받아 그 학교에 들어가 나란히 등교하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어머니
이제 가을입니다
산천에는 단풍이 물들고 물소리가 맑고 청아하고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눈을 감으면 어머니의 젊은 시절의 모습 또렷이 기억나고
제 방에 어머니 사진 늘 보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밤도 홀로 어머니 생각하며 기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그리고 온전히 하나님께 기도하며 어머니 사랑을 내 가슴 깊이 채웁니다
남은 시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늘 기도하며 살겠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불효자 진 다시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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