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저는 요즈음 한국에서 오는 소식에 마음 졸이고 사위가 조금씩 호전된다고 하면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루를 염려 속에서 하루를 견딥니다

바울네는 식구 전부 페루로 여행을 떠났고 빈 집에 저 혼자 지내는 것이 걱정이 되는지 다비가 이따금 들리고 지원이가 이따금 들리면서 저의 안부를 염려합니다

사위는 다행이 뇌경색이 없다고 하여 쾌차하기가 쉬워지고 이제는 간호원 네명이 들어올리고 하여 휠체어에 잠시 타고 고개도 들고 어늘하지만 작은 소리로 말도 한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젊고 의지가 강해서 이달말 즈음에는 여행도 가능할 수 있다고 한답니다

우선 두피를 꿰매어야 하고 재활치료도 병행해야하니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몸이 회복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의사 선생님과 잘 상의하여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새벽예배에도 목사님이 울부짖으며 기도를 하시고 대예배 때에도 통성으로 기도하며 저희 사위의 완쾌를 위해서 하나님께 강렬히 기도로 진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누님은 다리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늘 기도해 주시고 급히 병원비 백만원을 보내주시더니

그 다음 날 오백만원을 보내주시고 이 번주에는 천만원을 보배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삼청동 고모님도 5백만원을 보내주셨고 주연이도 백만원을 언니 병원비에 보태세요 하며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정말 감사할 일입니다

병원비가 일억오맥만원이 나왔다고 합니다

앞으로 얼마가 더 나올지 모르지만 보배가 종사하는 영화계의 여러 지인들이 모금운동에 들어가서 병원비에 상응하는 돈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보험회사에서 얼마를 지원해줄지는 미국와서 상담해야한다고 합니다

직장은 없어지고 생활은 힘들겠지만 여러 형제 지인들이 염려해 주시고 도와주시니 보배는 정말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위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사회인이 될려면 2-3년 정도 재활기간이 필요하겠지요

준이 학교며 집 모게지며 보배 대학원 수강료며 보험비며 약값이며 만만치 않을 텐데 걱정이 많습니다

하나님이 새로운 길을 알려주겠지요

모든 어려움은 하나님께 맡기고 저희는 열심히 믿음 속에서 기도로 무장할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도 기도를 많이 해 주십시오

이 어려움과 난관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믿음을 보배에게 향유할 수 있게 어머니께서 많은 기도를 지원해 주시기를 앙망합니다

어제는 다비랑 지원이가 와서 아빠가 우울하게 지내는 줄 알고 보릿고개라는 식당에 가서 보리밥 정식을 3인분 오다해서 먹었습니다

보리밥에 채소7-8개 나오고 청국장 멀겋게 나오고 누룽지 나오고 닭죽도 기름이 뻑뻑하게 나오고 

고둥어 한 토막이나 가자미 반 마리도 없이 그렇게 나오고 세금에 팁에 한국돈 170.000원 정도 나왔답니다

한국은 보리밥 정식 10.000에 고둥어 반토막에 돼지고기 두루치기까지 나옵니다

고사리에 위나물에 반찬도 7-8개 나오지요

물론 청국장도 기가 막히게 잘 나오지요

저는 그런 청국장을 처음 보았습니다 청국장이 아니고 청국국이었어요

그런데 미국사람들이 꽉 찼더라구요

요즘 한국음식이 웰빙에 좋다나 메스컴에서 어쩌구하니까 머슴방 목침이 뛰어오르는 그런 추세였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그런 음식입니다

무채에 가지에 호박에 오이에 산나물은 하나도 없고 이게 무슨 비싼 음식이라고 속으로 기가 막히구나 싶었습니다

"다비야 아빠가 더 맛나게 할 수 있어"

다음 주에 제가 얘들 오라고 해서 더 맛나게 해 줄려고 합니다

다비가 고등어조림을 아주 좋아합니다

제가 맛나게 해서 아이들이 어렵게 번 돈 헛돈 쓰지 않게 할려고 합니다

두 배 정도면 몰라도 거의 다섯배나 음식값이 비싸니 미국이 무섭구나 싶었습니다

어머니

오늘 안과병원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오른 쪽 눈을 검사하시더니 녹내장은 없고 당뇨눈도 지금은 없다고 더 관리를 잘 하시라고 했습니다

저녁은 과일 조금 먹고 계란 삶은 것 하나 귀리 우유 반잔으로 밤을 보냅니다

점심은 고구마나 감자 삶은 것 차게 해서 먹구요 시락국에 밥 두 숟가락 넣어서 김치랑 먹습니다

아침은 그릭요구르트에 부루배리 어쩌다가 밥 두 숟가락에 무 국이나 콩나물 국으로 해결하고 이따금 빵 한 조각에 땅콩 버터 그렇게 먹습니다

이따금 아롱사태를 사와서 미역국을 많이 끓여서 먹습니다

코스트코에 가면 스페인에서 온 문어를 파는데 값이 한국보다 쌉니다

데쳐서 기름장에 찍어서 먹고 양배추도 함께 먹습니다

캐일이 좋다고 해서 요즘은 캐일을 자주 먹습니다

처제가 상추랑 깻잎을 집에서 길러서 제게 갖다 줍니다

그냥 맛나게 먹습니다

음식에 욕심을 내면 당뇨는 낫지 않습니다

볼리비아에서 당뇨로 다리를 잘라낸 김씨를 제가 잘 아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심장수술을 하고 나서 그런지 몸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가슴이 늘 답답합니다

나이도 있고 세월의 무게도 있겠지요

또한 슬프고 힘든 고비마다 삶의 칼끝이 제 몸을 찌르고 난 상처가 깊어서이기도 하겠지요    

오늘은 마음이 적요하고 고저녁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어머니께 하였습니다

어머니

요즘은 기도하면 어머니가 무척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 그리운 마음은 밤의 깊이만큼 제게 더 깊게 다가오는군요

내게 돌을 던진 사람들이 더 잘 살 줄 알았는데 들리는 풍문에 더 힘들게 살고 외롭게 살고 고통을 받고 있나 봅니다

몇 억을 사기쳐서 달아났으면 더 잘 되었어야지 더 잘 안되어서 돌아볼 여력이 없다고 하니 정말 난감합니다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고 가롯 유다 같은 인생들인데 제가 뭐라고 관심갖기가 어렵습니다

돈 얼마 때문에 은혜와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들은 회개해야 합니다

인생은 목숨보다 소중한 돈 보다 소중한 그 무엇이 있습니다

돈으로 가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어머니께 향하는 저의 마음

아마 그런 것이겠지요

순결보다 순수한 맑은 마음

목숨이 끊어져도 지켜야 하는 사랑

그런 사랑과 믿음과 의리를 예수님은 저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보고도 믿지 못하면 바보겠지요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또 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