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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 자유게시판


ㆍ작성자 유 국진
ㆍ작성일 2025-05-11 (일) 15:26
ㆍ추천: 0  ㆍ조회: 221      
ㆍIP: 112.xxx.5
돌아가는 길

우리가 가는 이 길은 언제나 바른 길이었네
비가 와도 젖지 않았고
바람이 불어도 휘어지지 않았지
손발이 꽁꽁 어는 겨울이 와도 호호 서로 입김을 불어주며 
마구리에 수놓은 백학인양 어깨를 맞닿으며
저 멀리서 깜박이는 불빛 바라보며 형제애와 인간애를 함께 나누었지

가다가다 피곤하면 잠시 쉬어가세
바보가 되어 사는 것도 즐거움인데
그 이치를 그대가 알았으면 좋겠네
모두가 천재가 되어 줄달음치는 세상에
먼저 가라고 하고 잠시 바위에 앉아 흰구름 둘러보는 것도 의연하지 않는가
고전과 서로 상통하지 않는가

물결이 일고 파도가 드세면
내 이름자 위에 그대 이름을 살포시 놓으리라
손에 쥐었던 그렇고 그런 것 모두 놓아주고
그냥 웃으며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시간도 생각만큼 훨씬 많이 걸리고 
몸도 허기져서 기진맥진하겠지
내 생애 그 곳에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그대 이름 하나 지니며 가면
돌아가더라도 큰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네.

그럴 수도 있지
세상에 절대적인 관념은 없으니까 유연성을 조금 더 길러야겠네
사랑이나 아픔은 내면에 늘 존재하고
하루하루 띄워보낸 날들은 돌아와 눈꺼풀처럼 쌓이는데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길은 점점 멀어지는데도 마음처럼 깜박이는 불빛은 사라지지 않네

모두가 미완성인가
곧추 가던 그대도 헐거워지고
돌아가던 나도 이제는 발록구니가 되어 어정쩡하게 되었네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갈 것을
지정대며 돌아왔던 내가 후회스럽기는 하지만
빈 몸이라
평강하기가 대동강 물굽이를 닮은 것 같네
그 곳에도 그리움이 있겠지
왜 아쉬움이 없을까

조금 지나면 반짝이던 것은 희미해지고
별을 따던 우리네 손은 꽃을 밟고 선 발을 본적이 없었지
하늘이 가까이 내려오네
이쯤에서 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네
그대 바로 가려는가
이슬에도 영원이 있다는 말을 나는 가끔 기억을 하네
이번 생은 환상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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